펭귄은 추운 극지방에서만 산다?

[펭귄에 관한 오해와 진실]

웨들해에 접한 남극 드로닝모드랜드의 아트카만에 서식하는 황제펭귄 무리의 모습. 온몸이 모두 회색인 펭귄들은 아직 덜 자란 개체들이다. 하네스 그로베, 크리에이티브 코먼스 제공

펭귄은 일생의 반을 물속에서 보내는 새다. 가장 큰 종은 성체의 평균 키가 1m가 넘는 황제펭귄이고, 가장 작은 종은 키가 40㎝ 안팎인 블루펭귄이다.

이들은 물속에서 활동하기 쉽도록 지느러미와 같은 형태로 진화한 날개로 하늘을 날듯이 물속을 헤엄치며 물고기·오징어·크릴 따위 수중 생물을 잡아먹고 산다. 펭귄이 남극과 같은 극지의 추운 기후에서 생존할 수 있는 건 공기층으로 채워져 보온재 구실을 하는 깃털과 같은 신체 구조뿐만 아니라 군집생활로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킨 덕분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남극에서 겨울철 찬바람이 몰아칠 때 펭귄들은 종종 바람을 등지고 무리를 지은 뒤 가장 바깥쪽에서 찬 바람을 많이 받는 위치를 조금씩 교대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펭귄 군집은 젠투펭귄에서와 같이 100쌍 정도의 작은 것에서부터 킹펭귄, 친스트랩펭귄과 같이 수십만쌍에 이르는 큰 것도 있다.

펭귄은 짝짓기 시즌이 되면 일부일처로 짝을 지어 1~2개의 알을 낳아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가며 품어 부화시킨다. 펭귄 가운데 황제펭귄은 예외적으로 암컷이 사냥을 하고 수컷이 알품기를 전담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남극 스노힐 섬에 서식하는 아기 황제펭귄 한 마리가 섬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마치 말이라도 걸려는 듯 올려다보고 있다. 이언 더피, 크리에이티브 코먼스 제공

극지 주변에 사는 펭귄은 바닷속에서는 상어나 범고래, 바다표범 등과 같은 포식자의 위협을 받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 특별한 포식자가 없는 상태에서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남극을 찾는 탐험가나 관광객들을 두려워하기는커녕 호기심을 드러내며 다가서기도 한다. 연미복을 걸친 듯한 모습과 특유의 우스꽝스런 몸짓,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덕에 사람들과 가장 먼 곳에 있으면서도 가장 친근한 동물의 하나가 됐다.

펭귄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진 사실 가운데 하나는 펭귄이 추운 극지방에만 서식한다는 오해다. 펭귄은 남극 주변뿐 아니라 온대 기후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갈라파고스 펭귄처럼 적도 근처에 서식하는 종도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출처 :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6481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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